창작소설

마산 집-2

선한 나 2015. 10. 31. 15:10

이른 아침 방산에 내리는 비는 아직도 차가웠다. 마치 얼음을 녹여 쏟아 붓는 것 같았다. 한줄기 비가 세차게 쏟아져 내리다 어느새 그쳐서는 언제 내렸느냐는 듯 눈부신 햇살이 골짜기마다 쏟아져 퍼졌다. 아침에 외출 허락을 받아놓은 순길은 보급차로 귀대하던 도중 부대 입구에서 차를 내렸다. 소나기로 물이 흐려진 개울가 옆으로 난 길을 걸어서 마산 집으로 향했다. 오늘은 모처럼 큰맘을 먹고 옥이를 만나볼 참이었다. 마산 집을 혼자 들어서는 순길을 마산 댁은 의아해 하는 눈빛으로 반갑게 순길을 맞아주었다.

"아이고, 고 상병. 해도 지기 전에 혼자서 우짠 일이고? 그렇지만도 경상도 사람만 보모 내사 마 안 좋나, 어서 들어갑시더."

호들갑을 떨지만 마산 댁은 늘상 말이 점잖았다. 순길은 마산 댁의 언행을 보아 어떻게 이런 곳까지 와서 술집을 하게 되었는지 볼 때마다 그것이 궁금했다.

순길을 따라 방으로 들어선 마산 댁이 선 채로 순길에게 방석을 내밀고는 방문을 닫았다.

"고 상병은 마, 술 좋아하는 사람 겉지도 않은데 우짠 일이고? 쪼매 있으모 김상사님 퇴근하고 올 낀데 마, 기다려도 괜찮다 아이가. 우짜모 우리 아가씨 보로 온 거 겉기도 하데이? 내 말이 맞제?"

순길은 문설주 위에 걸린 액자 속의 사진을 바라보며 마산 댁에게 술상을 부탁했다. 그리고 옥이 아가씨를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마산 댁은 그러면 그렇지 라는 듯 미소를 흘리고는 방을 나서며 옥이를 불렀다.

옥이 아가씨가 술상을 들고 들어왔다. 그 뒤로 마산 댁이 따라 들어와 술상 한쪽 켠에 앉으며 옥이에게 앉기를 권했다. 순길은 마산 댁이 내미는 잔을 받아 상 위에 놓고는 마산 댁을 향해 굼뜨게 말을 건넸다.

"아줌마는 언제 이 방산에 들어 왔심니꺼? 이런 일 오래 한 사람거치 안 보이는데 예."

마산 댁은 미소를 띠며 손수 막걸리를 잔에 따랐다. 그리고는 순길을 힐끗 쳐다보았다.

"와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기가? 아무라도 당하모 하는 기제. 그래, 그 이바구 할라 하모 길제. 우짜다 보이께네 흘러 흘러서 이곳꺼정 왔소. 내 살던 곳이 마산인데 고향 팽개치고 이곳꺼정 왔을 때는 다 모진 사연들이 안 있것나. 저 가수나 들도 내 묻지 않고, 말 하지 않아도 다 마찬가지 아이겠나."

마산 댁은 단숨에 잔을 비우고는 두부 한 모금을 집어 물며 잔을 순길에게 불쑥 건넸다. 그 잔에 옥이 아가씨가 주전자를 기울였다. 마산 댁이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슬그머니 꼬리 빼듯 나가버렸다. 두 사람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뚫어지게 술상만 내려다보며 치묵에 잠겨있었다. 그러다 옥이가 머리를 들어 순길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 술 한 잔 주실래요?"

순길은 엉겁결에 잔을 들어 단숨에 삼키고는 옥이에게 잔을 건네며 주전자를 들고 있는 옥이를 바라보았다.

"한 번은 오실 것 같았어요. 양구에서 이곳으로 온 지가 한 달 남짓 됐지요. 내발로 이곳까지 왔어요. 여기는 참 아름다운 곳이더군요, 산골 마을치고는 자그마니 운치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긴 잘 온 것 같아요. 북적거리는 양구보다는, 내게는 훨씬 좋군요. 제 마음에 꼭 드는 곳이라고나 할까........"

옥이는 잔을 반쯤 비우며 말을 이어갔다.

"고 상병님, 정말 저를 모르시겠어요?"

옥이는 마시다 만 잔을 든 채로 순길을 바라보았다. 순길은 아직도 그 해답을 찾지 못했다. 찾으려 해야 할 만큼 기억을 하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대답만 궁할뿐이었다. 양구에서의 기억은 그 이후로 거의 잊고 있었다. 옥이는 잔을 마저 비우고는 순길에게 내밀었다.

"그렇군요........ 마산 집 아줌마 젊죠? 경상도 사람이라 반갑죠? 마음씨가 참 고와요. 술을 너무 좋아하는 것만 빼고요, 몇 년 전인가 이곳에 와서 자리를 잡았다더군요. 처음엔 방산에서 식당을 했는데 장사가 안 돼서 이 술집을 사서 들어왔데요. 이 집을 하던 노파가 병이 나서 마산 댁에게 물려주고는 동면에 사는 딸네로 가버렸답니다."

"그런데, 우짠 일로 이곳꺼정 오기 되었심니꺼?"

순길은 맵싸하게 구워진 더덕 조각을 집어 들며 아가씨에게 물었다.

"그냥, 양구가 싫어졌어요, 내가 일을 곳이 아니더군요. 어쩌다보니까 이리로 오게 되었는데 올 때는 모르고 그냥 들어왔지만 잘 온 것 같아요. 이곳이 정말 내 맘에 들어요. 아줌마도 좋고요. 가끔씩 오세요. 술값 걱정일랑 마시고요, 아셨죠?"

순길은 대답이 궁했다. 그러나 편안함 같은 알 수 없는 느낌이 얘기 속에 담겨져 있는 것 같았다. 겸연쩍은 생각에 순길은 대답대신 고개만 주억거렸다. 옥이는 막걸리 잔을 제법 잘 비우고 있었다.

"저기, 김중사님, 아니 이제는 진급을 했으니 김상사님이라 불러야 되지? 그 왜, 할배상사 있잖아요. 아줌마하고 정분난 것 같아요. 사흘이 멀다 하고 와요. 아줌마도 싫은 눈치가 아닌 것 같고요. 어떤 날은요,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술 드시다가 할배 모친께서 데리러 오셔서는 함께 술 드시고 노래도 부르고, 데리러 오셔서는 가시는 것도 잊어버렸나 봐요. 할배상사가 늙다리 총각이시잖아요. 정분나면 아줌마야 뭐 손해날 것 없지, 그죠? 호호......."

옥이는 조금씩 취기가 오르는지 말 수가 많아졌다. 문밖에는 방을 밝혀주던 햇살이 어느덧 사라져버리고 희끄무레 땅거미가 다가서고 있었다. 순길은 모자를 집어 들었다. 옥이는 따라 일어서면서 말을 또박또박 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혀는 자꾸만 꼬부라졌다.

"다음 주 토요일에 나오실 수 있으세요? 내가 할배상사에게 외출을 부탁해놓을게요."

순길은 뒤돌아보지 않고 말없이 마산 집을 나섰다. 마음대로 나올 수 있는 사정이 아니었기에 그러마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문을 나섰다. 그때 나무대문을 밀치고 들어서다 순길을 발견하고는 의외인 듯 놀랐다.

"~, 고 상병. 어쩐 일이냐? 술집을 혼자 다 오구? 언제 왔냐? 거참 놀랄 일이구먼....... 근데 벌써 가려구? 마산 댁. 식사준비나 좀 해주지? 저녁 안 했으면 밥 먹구 들어가. 나하고 함께 먹자구."

"그리 하소, 내 빨리 준비할 거이니까."

마산 댁이 신발을 발에 꿰며 말을 거들었다. 순길을 사양을 하고 부대로 향했다. 옥이가 일부러 속내를 보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옥이가 이곳 방산 골까지 오게 된 연유의 어느 부분이 의식적인 것 같기도 했고 그것이 순길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꼬리를 물고 일었다. 그것을 물어보지 못한 자신이 바보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옥이 자신의 마음은 열지 않고 순길더러 재치문답 같은 질문만 던지던 그 행동이 밉살스러웠다. 언뜻 마산 집에 있는 세 여자의 운명이 그리 길지도 않은 삶 동안에 비슷한 길을 걸어 온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왠지 마음이 언짢아졌다. 서쪽 먼 산봉우리 위로 붉은 색깔이 짙게 드리운 한 아름의 저녁구름이 걸려있고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는 엷어져 가고 있는 저녁 햇살 사이를 수놓듯 번져갔다. 그 황혼의 언저리 길을 순길은 터벅터벅 걸었다.

일주일 후 할배의 주선으로 순길은 본부 선임하사에게 외출허가를 받았다. 그날은 순길 말고도 외출 허가를 받은 사병들이 고참들과 함께 몇 명 있었다. 그들의 최종 외출지는 늘상 방산에서 한 곳밖에 없는 마산 집이었다. 순길은 그들과 마주치는 것이 조금 께름칙해서 외출허가를 반납하고 싶었으나 옥이를 만나야겠다는 마음이 이미 그 기분을 떨쳐내고 있었다.

그날 마산 집 세 여자는 무척 바빠 보였다. 순길은 전갈을 넣어두고는 마산 집에서 뒤쪽으로 조금 떨어진 야트막한 동산의 언덕 위에 올라가 바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마산 집을 내려다보았다. 그들의 노랫가락 소리가 언덕에까지 가느다랗게 들려오는 듯했다. 다들 모처럼 신명이 나 있을 것 같은 모습이 눈에 선했다. 순길은 잠시 망설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했다. 그냥 기다려보기로 작정하고 앉아있지만 분위기로 보아 쉬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순길은 바위에서 내려와 풀밭에 벌렁 드러누웠다. 따가운 햇살이 얼굴 위로 뒤집어 쓴 모자 속으로 희끄무레 파고들었다. 눈을 감았다. 여운으로 밀려오는 노랫가락과 장단소리에 귀를 가만히 기울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순길은 더워오는 열기로 깜박 들어버린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나 앉았다. 노랫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순길은 멍하니 마산 집을 내려다보다가 개울가로 내려가 세수를 한 다음 다시 마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마산 댁이 쟁반을 들고 나오다가 순길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듯 말을 건네려다 순길이 입술 위로 손가락을 대며 제지하는 시늉에 좌우를 둘러본 마산 댁은 순길 앞으로 몇 걸음 다다와 섰다. 그리고는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옥이 보러 왔제? 쪼께마 기다리소. , 끝날 때가 다 된 기라. 아이고, 내 정신 좀 바라. 저게 내실에 가 있으소, 내 상 봐 갈 테이니까. 쪼매 기다리모 옥이 불러다 주께."

마산 댁이 턱짓으로 가리키는 방으로 순길이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는 동안 마산 댁은 황급히 곁쪽에 붙어있는 부엌으로 들어 가버렸다. 마산 댁이 보아온 술상을 받은 순길은 따라놓고 간 막걸리 잔을 내려다보며 건넌방의 기척에 귀를 기울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옥이가 빨개진 얼굴로 들어왔다. 많이 취한 듯 몇 걸음 걸어 상 앞에 앉는 모양새가 그리 온전해 보이지가 않았다. 옥이는 순길 앞에 놓인 잔을 들어서는 불쑥 내밀었다. 바라보는 눈빛은 그리 흐리지 않다고 생각하며 순길은 말없이 잔을 받아 들었다.

"언제 왔어요? 많이 기다렸나요? 날 만나러 왔나요?"

약간은 혀 꼬부라진 듯 한 옥이의 말투에 순길은 기대하고 온 생각이 조금씩 뒤틀려가는 것 같아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무신 질문이 그리도 많은 교? 술이 좀 과한 거 겉은 께네 오늘은 이만 가 볼라요. 오늘은 술 그만하는 기 좋을 거 겉소."

모자를 집어 들고 일어나는 순길을 향해 옥이는 불쾌한 듯 쏘아붙였다.

"왜요? 제 취한 모습이 기분을 상하게 했나요? 아니면 나오시게 해놓고 오래 기다리게 해서 자존심이 구겨졌나요? 그래요. 술집 계집이 이렇게밖에 못해드려 미안하군요. 가세요. 앞으로 내가 잘 아는 사람으로는 생각하지 않을게요. 아는 척 하고 싶은 마음이 잘못되었나 보군요."

문고리를 쥐려던 순길은 뒤통수를 잡아당기는 소리에 그 자리에 섰다. 그리고는 돌아서서 옥이를 쳐다보았다. 분명이 아는 사람이라고 말한 옥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순길은 아는 사람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다.

"왜요? 내가 말이 좀 심했나요?"

옥이는 술상만 우두커니 바라보며 푸념 섞인 말을 느릿느릿 게워냈다. 그러고는 순길 앞에 놓여있는 술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 옥이는 다시 잔에 막걸리를 채우고 있었다. 순길은 다시 자리에 앉으면서 그 잔을 뺏어 갈증을 느끼고 있는 자신의 마음속으로 털어 넣었다. 그리고는 막걸리 주전자를 집어 순길의 뒤로 밀어놓고는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우리가 운제 만났능교?"

순길의 답답한 질문에 옥이는 흐려진 눈빛으로 순길을 쏘아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

"궁금하세요? 어쩌면 한 번밖에 만난 적이 없으니까 기억이 없을 수도 있겠지요."

"양구에서 말입니꺼?"

순길은 급하게 되물었다. 옥이는 한동안 말없이 고개를 숙인 채 손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후드득 손등에 떨어지는 눈물로 인해 억누르고 있던 마음의 고삐를 놓아버린 듯 옥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았다. 가슴 밑바닥에 채곡하게 쌓아 눌러왔던 어떤 설움의 커다란 덩어리가 이 순간 한꺼번에 녹아내리기라도 하는 듯이 옥이는 어깨를 들썩거리고 있었다. 순길은 형언할 수 없는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애써 소리를 죽이며 입술을 깨물고 있는 옥이의 모습에서 지친 듯이 보이는 고통스런 생의 편린들이 무겁게 어깨를 누르고 있음을 보았다. 가슴이 아렸다. 무슨 말이든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순길은 할 수가 없었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어깨의 움직임이 조금씩 잦아들면서 옥이는 감정을 털어내듯이 큰 한숨을 몰아쉬고는 말을 이었다.

"미안해요, 추한 모습을 보여서요. 정말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데 내가 그렇게 많이 변해서 못 알아보셨나요? , 전영옥이에요........ 이제, 기억이 좀 나세요? 이곳에서 이런 모습으로는 아는 체를 하지 말았어야 했나요?"

순길은 머리를 호되게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그랬었다. 고향 집 뒷동산에서 만났던 동생_. 그 여학생_. 왜 그리도 바보처럼 몰랐을까? 어떻게 그리도 깡그리 잊어버릴 수가 있을까? 이 아가씨가 얼마나 나를 원망했을까? 실망이 얼마나 컸을까?

순길은 짧은 순간에 온갖 상념에 복잡하게 머릿속을 비집고 드는 자신에게 참담한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지나온 몇 년의 세월동안 옥이를 이렇게도 많이 바꾸어놓을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순길은 그것이 몹시 궁금해졌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물어보아야 하는지 도무지 두서가 잡히지 않았다.

"그 때, 양구에서 보았을 때 정말 몹시 놀랐어요. 처음엔 내 눈을 의심했어요. 내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그곳에서 만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으니까요. 그래서 이름표를 유심히 보았죠. 내가 이런 곳에 있으니까 참 못나 보이죠? 정말 일부러 모른 척 하시는 건 아닌가요?"

"내가 너무 사람을 못 알아보아서 정말로 미안쿠마. 참말로 미안타. 그란데 내가 정말로 그리도 못 알아본 것이 내가 생각해도 멍청한 기라. 우째 여꺼정 오기 되었노? 모린 척 한 것은 아니다. 절대 그런 것은 아니다. 오해하지는 마라."

순길은 근근이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말을 주워 섬겼다. 옥이는 그냥 피식 웃고만 있었다.

"오늘은 이만 가시죠. 시간도 늦었고 나도 이러려고 만나자고 한 게 아닌데 주책만 부렸군요. 먼저 일어날게요."

옥이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순길은 아직도 정신이 멍멍한 기분이었다. 영옥이가 나간 문만 쳐다보았다. 사병들은 어느새 다 갔는지 밖은 조용했다. 순길은 몹시도 갑갑함을 느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나무대문을 벗어나서 개울 길을 따라 걸었다. 순길은 하늘을 바라보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몇 번을 그렇게 해 보았다. 그래도 갑갑한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너무나 바보 같은 자신에 대한 분노가 자꾸만 치밀어 올랐다. 옥이의 지난 세월이 자신의 탓인 양 안타까운 후회만 거듭되어 올 뿐이었다. 개울가로 내려갔다. 취기도 없는 얼굴에 뻗혀오는 열기를 삭혀보려고 순길은 물속에 얼굴을 틀어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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